정서이론의 주요 내용
1. 정서의 개념과 이론
1) 정서의 개념
정서는 특정 대상 혹은 장면이 유발하는 생리적 각성, 느낌, 인지과정 및 행동 등 신체 및 정신적 변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서의 기능 중 하나는 우리를 움직여 목적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새 옷을 사 입었는데 바느질이 잘못되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을 산 가게로 달려가 환불을 요구할 것이다. 그들에게 이유를 묻는다면 아마도 ‘화가 나서’ 또는 ‘실망해서’ 등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텐데, 이것이 바로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정서의 기능이다. 정서는 어떤 장면에서 행동을 하게 하고, 구체적인 목적을 향해 그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며, 그 행동이 지속하도록 만든다.
또한 정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정서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며 때로는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기도 한다. 우리는 화를 내는 사람에게는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하고 미소를 짓는 이에게는 다가간다. 다른 사람의 지위나 권력, 문화적인 규칙 때문에 부정적 정서를 억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 규범이나 문화적 어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정서는 친사회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Isen, 1984). 예를 들면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도움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Carlson et al., 1988). 자신의 실수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은 미래에 다른 이들을 도울 가능성이 큰데, 아마 자신의 죄책감을 희석시키려는 동기가 작용했을 것이다.
정서는 주의집중, 자신과 타인을 지각하는 방식, 경험을 해석하고 기억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Forgas, 2000). Bower(1981)는 사람들이 일정한 정서를 경험하면 그 정서 경험이 그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과 함께 기억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기억 표상은 기분 일치성 처리 및 기분 의존성 기억을 야기한다. 기분 일치성 처리(mood-congruent processing)는 현재의 기분과 일치하는 정보의 인출 및 처리에 선별적으로 민감해지는 현상을 말하며(Gilligan & Bower, 1984), 기분 의존성 기억(mood-dependent memory)이란 정보를 인출할 때의 기분이 그 정보를 학습할 때의 기분과 일치하면 그 정보가 더 쉽게 인출되는 현상을 일컫는다(Eich & Macaulay, 2000)
생물학적, 생리학적 관점은 정서가 뇌의 특정 부위의 호르몬이나 자율신경계의 작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간 종(種)의 생존을 위해 발달한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정서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은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개별적 과정보다는 정서의 사회문화적 의미와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접근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정서의 언어적 표현과 이러한 표현들과 관련되어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지식의 체계이다.
신경생리학적 접근과 인류학적 접근에서의 정서 연구들은 정서라는 용어만 공유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 함의는 전혀 다른 대상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정서의 보편성에 대한 답은 정서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신경생리학적 관점에서 정서의 보편성을 강조해 온 전통심리학에서는 정서를 개인 내적(intrapsychic) 정서로 이해한다. 반면, 문화심리학에서는 정서를 개인 간 정서(interpsychic emotion)로 보고 정서의 사회문화적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2) 제임스 랑게 이론
보통 우리는 어떠한 정서를 경험한 결과로 생리적 반응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밤에 골목에서 갑자기 낯선 이를 만나게 되면 공포감을 느끼고 그 뒤에 심박수가 증가하고 침이 마르는 등의 생리적 변화가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James(1890)는 이와는 반대로 정서는 생리적인 변화에 대한 지각의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밤에 어두운 골목에서 갑자기 낯선 사람을 맞닥뜨리게 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심박수가 증가하고 동공이 확장되는 등의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생리적 변화들을 지각함으로써 공포라는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예로, 어떤 사람이 운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반대 차선에서 자동차가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면, 그 사람은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이 핸들을 틀어 충돌을 피할 것이다. 그 후에 가슴이 뛰고 숨이 차며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자각할 때 그 사람은 방금 겪은 상황에 대한 공포감을 경험할 것이다. 만일 돌진하는 차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고 그 후에 핸들을 틀었다면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비슷한 시기에 Carl Lange 역시 같은 견해를 주장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을 James-Lange이론이라 한다. 이 이론을 말초주의 이론이라고도 한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정서에서 내장의 반응을 가장 중시하며 내장의 반응은 말초신경계인 자율신경계가 제어하기 때문이다.
3) 캐논 바드 이론
생리학자 Walter, B. Cannon(1927)은 말초신경계의 역할을 강조한 James의 이론과는 달리 중추신경계의 역할을 강조한다. Cannon과 그의 입 장에 선 연구자들은 내 활동이 정서적 경험과 무관하며,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너무 느려서 정서의 근원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Cannon에 따르면, 정서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입력 자극과 출력 반응 사이에는 반드시 뇌의 역할이 개입된다.
시상으로부터의 신호가 피질의 특정 부위에 도달하면 정서적 느낌이 생성 되고, 똑같은 신호가 피질의 다른 부위에 도달하면 정서적 표현이 생성된다는 것이 Cannon의 견해이다. Philip Bard 역시 내장 반응은 정서적 경험과 관계없다고 주장하면서 정서 유발자극은 두 가지 과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보았다.
하나는 교감신경계를 통한 신체적 각성이고 다른 하나는 피질을 통해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이다. 이 두 학자의 견해를 합쳐 Cannon-Bard이론 이라 한다. 이 이론은 정서 자극은 각성과 정서 경험이라고 하는 두 가지의 반응을 유발하며 이들은 서로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앞의 예로 설명하자면, 자동차의 충돌을 피한 후 놀라고 가슴이 뛴다 하더라도 가슴이 뛰는 것이 놀람을 유발한 것이 아니고 놀란 것이 가슴을 뛰게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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